신학교 사제들 토의 결과

‘밀가루 신자’라고 일컬어지는 50년대에 얻을 수 있었던 선교의 열매들과 80년대의 민주화 운동의 참여에 대한 결과로 맺어진 선교의 열매들을 보면서, 교회가 당대의 사회적인 갈망을 파악하고 그 갈망에 부응했을 때 효과적인 선교가 이루어졌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교회만을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시지 않았고 온 인류를 위해서 세상에 오셨듯이, 교회가 교회 자체만을 위한 집단이 아닌 온 세상을 향한 빛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세상 안에 더불어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날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갈망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고, 우리 교구의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 교구 시노드를 열어야 할 때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제도 교회)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 복음의 빛을 세상에 비추어 주지 못하고 역사적으로 암울한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프란치스코를 비롯한 여러 성인들을 통해서 교회는 복음적인 모습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습니다. 제도 교회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들을 통해서 볼 때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표현과 알맞는 방법과 그리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 가운데에 이미 존재하는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다양한 카리스마를 발견해야 하고, 또 그 카리스마를 인정하고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이루어져야 하고, ‘다양성’이 용인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된 세상 복음화를 위한 여정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우리 교구 안에 어려움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는, 본당 사제들 그리고 본당들간의 사목적인 유대와 교류의 결핍이 거론되었고, 또 한가지 어려움은 교구청의 사목 방문을 통해서 사목자들이 용기와 힘을 얻기보다는 ‘검사’에 대비한 실적 위주의 사목에 주력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세상의 복음화에 앞서 사목자 자신이 먼저 복음화되고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진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서 사목에 임할 때 하느님의 뜻대로 세상의 복음화는 제대로 이루어 질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선교는 궁극적으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는 다만 그분의 수족(手足)으로서 도움이 되어 드리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