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성직자양성 [한] 韓國人聖職者養成
1784년 평신도들의 힘으로 한국 천주교회가 창설된 이후 교회에서는 한국인 성직자 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1801년 순교한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신부의 뒤를 이어 1836년 한국에 입국한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은 동회(同會)의 방침에 따라 한국인 성직자 양성에 착수, 김대건(金大建) · 최양업(崔良業) · 최방제(崔方濟) 등을 마카오로 보내 신학교육을 받게 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중국 사천(四川)교구의 선교사 아멜(Hamel) 신부가 한역(漢譯)한 신학서적을 교재로 정하상(丁夏祥) 등에게 단기 신학교육을 시켰다. 그러나 1839년 기해(己亥)박해로 앵베르(Imbert, 范世亭) · 모방(Maubant, 羅) · 샤스탕(Chastan, 鄭) 등의 선교사와 정하상이 순교하자 국내에서의 성직자 양성은 무산되었고, 마카오에서 유학한 김대건과 최양업만이 사제가 되어 귀국, 국내에서 사목함으로써 첫 결실을 보게 되었다. 그 후 1854년 국내에서의 성직자 양성의 노력이 재개되어 이듬해 충북 제천 배론[舟論]에 한국 최초의 신학교인 성 요셉 신학교가 설립되었으나 1866년 병인(丙寅)박해로 폐쇄되었고, 이후 성직자 양성의 움직임은 잠시 주춤하다가 6대 조선교구장 리델(Ridel, 李福明) 주교에 의해 다시 시작되었다. 리델 주교는 한국입국 전에 만주의 차쿠(岔溝)에 머무르면서 한국인 신학생을 모아 교육했고, 또한 1887년 리델 주교와 함께 입국한 로베르(Robert, 金保祿) 신부는 황해도 백천(白川)에서 3명의 신학생을 교육하였다. 리델 주교에 이어 7대 조선교구장 블랑(Blanc, 白圭三) 주교는 1882년 신학생들을 말레이반도의 페낭(Penang) 신학교에 휴학시켰고, 페낭 유학생들이 그곳의 기후와 풍토를 이겨내지 못하자 1885년 강원도 원주의 부흥골에 예수성심신학교를 설립, 페낭 유학생들을 국내로 불러들였다. 이 부흥골신학교는 한불조약이 체결되어 신앙의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되자 1887년 서울의 용산으로 옮겨졌고, 1896년 이 학교 출신의 강도영(姜道永), 강성삼(姜聖參), 정규하(鄭圭夏) 등이 최초로 서품을 받게 되었다. 그 후 1914년 대구교구에서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성직자 양성을 위해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설립, 1918년 최초로 동교(同校) 출신의 주재용(朱在用) 신부가 사제로 서품되었고, 이어 1927년에는 원산교구에서 덕원신학교를 설립, 평양 · 원산 · 연길교구의 신학생을 교육하였다. 그리하여 1920년대에는 서울 · 대구 · 원산 등 세 교구에서 한국인 성직자들이 양성, 배출되었다. 그러나 일제말기 천주교에 대한 탄압으로 1942년 예수성심신학교와 성 유스티노 신학교가 폐쇄되자 재학생들은 덕원신학교로 편입되고 일부는 일본으로 유학하게 되었다. 8.15 광복 후에는 예수성심신학교의 후신인 천주공교신학교(天主公敎神學校)가 설립되어 남한의 신학생들 외에 소련군의 진주로 폐쇄된 덕원신학교의 신학생들과 일본에서 유학중이던 신학생들을 불러들여 교육시켰다. 천주공교신학교는 1947년 성 신대학으로, 1959년 다시 가톨릭대학으로 명칭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신교의 자유가 보장된 이후 성직자 및 신학생 교육강화를 위한 유학생 파견은 1920년대 대교구장 드망즈(Demange, 安世華) 주교에 의해 시작되어 대구교구의 신학생들이 로마에 파견되었으나 모두 병사함으로써 실패했고, 본격적인 유학생 파견은 1950년대에서부터 시작된다. 1950년대 김수환(金壽煥. 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한공렬(韓-烈, 전 광주교구장, 주교), 윤공희(尹恭熙, 광주 대교구장, 대주교), 지학순(池學淳, 원주교구장, 주교), 최석우(崔奭祐,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신부 등을 비롯한 많은 성직자들의 유럽 유학 등을 시작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쳐 현재도 각 교구별로 성직자와 신학생의 유학은 계속되고 있다. 본격적인 해외유학의 첫 시기인 1950년대 유학생들은 현재 한국 교회의 중심인물로 성장하여 각 교구의 주교, 혹은 교회 여러 분야에서 한국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렇듯 한국 천주교회의 성직자양성은 교회창설 초기에서부터 태동되어 1830년대 정하상 등 구내의 신학교육과 김대건 · 최양업 · 최방제 등의 마카오 유학을 시작으로 1855년에 배론 성 요셉신학교가 설립된 후 1882년 페낭 신학교로의 유학생파견으로 이어졌고, 이어 1885년 부흥골 예수성심신학교 설립으로 한국인 성직자 양성은 기틀을 갖게 되었다. 그 후 1920년대 서울, 대구, 원산 등 세 교구에서의 성직자 양성은 잠시 주춤했으나 1950년대 해외유학생 파견과 가톨릭대학의 교육강화로 한국인 성직자 양성은 기틀을 잡게 되었고, 더욱이 1962년 대건신학대학, 1981년 대구교구의 선목신학대학, 1984년 수원 교구의 수원 가톨릭대학 등의 설립으로 일률적인 신학교육에서 벗어나 교구별로 지역사목의 특성에 맞는 신학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문헌] 샤를르 달레 原著, 安應烈 · 崔奭祐 譯註, 韓國天主敎會史, 上 · 中 · 下, 분도출판사, 1979∼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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