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제

  Ⅰ. 예비자 교리기간

  Ⅱ. 세례 후 2년 동안의 신앙생활

1. 패널 토의

김종기 신부(가정사목 전담)

최근 우리 교회는 입교자 감소와 냉담자 증가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교구 사제연수의 주제를 ‘냉담자’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적절한 일이라 하겠다. 혹자는 소공동체 사목, 또는 가정사목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고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정확히 입증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대전교구 새 복음화 연구 조사위원회”에서 교구신자 424명(냉담신자 167명 포함)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예비자 교리기간 중의 경험’ ‘세례 후 2년 동안 신앙생활’ ‘단체활동, 행사 및 교육 참여’와 ‘가톨릭 신앙심과 기복신앙’ 등과 냉담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자 시도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하겠다.

제1주제에서 발표자는 예비기간의 경험 중에서 신앙생활 지속여부와 관련성이 가장 큰 변수로 교리기간과 성지순례를 들고 있다. 교리기간이 길수록 덜 냉담하고, 예비자일 때 성지순례를 경험한 신자일수록 덜 냉담하게 된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경우 종교자유가 보장된  후로 예비자의 교육기간은 40일이었다. 그러다가 1932년 <한국교회지도서>가 반포되면서 교리기간이 6개월로 되었고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가톨릭 대사전 참조). 또한 <어른 입교예식서>에 의하면 1년여 과정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교리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또는 모든 연령층(유아, 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의 예비자와 교육 정도, 배경이 다른 예비자들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성지순례의 경우는 구체적인 경미한 프로그램으로 준비기간, 대상에 따른 교리내용, 교수법 등과 함께 그 중요성을 견줄 수 없으나, 세례를 받기 직전이나 직후에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제2주제는 ‘세례 후 2년의 신앙생활’에 대한 것이다. 발표자도 주장하는 것처럼 이 시기는 신앙생활 지속여부와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신비교육 기간으로 신앙이 내면화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복음묵상, 영성체, 애덕의 실천 등으로 빠스카의 신비를 깊이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고 또 다른 신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새로이 바라보고 인식하는 시기이다(어른 입교예식서 참고). 이 시기는 이렇게 새 신자에게나 교회 공동체 여러 가지 과제가 주어지는 시기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의 주일 미사 참례와 고해성사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의외의 결과로 구역, 반 모임의 참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발표자가 언급한 바와 같을 것이다. 주일 미사와 고해성사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사목적 대안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겠지만,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곳은 이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만 강조하고 싶다. 주일미사 참례의 중요성이 우선 강조되어야 하겠지만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 74조 4항도 잘 숙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사나 공소예절에도 참례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대신에 묵주기도, 성서봉독, 선행 등으로 그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부득이한 경우’를 양심에 따라 좀 더 넓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돕고, 언급된 신심 행위로 ‘의무를 대신’할 수 있음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대전교구 사목지침서(2004년 3월 25일) 제8조 1항에서는 “애경사. 사고, 질병 등으로 미사 참례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경우에는 전날 특전미사 참례로 대신할 수 있다. 이와 같이도 못할 경우에는 개인적으로라도 당일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고 묵주기도 5단과 선행을 실천하면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주일 미사에 빠지면 꼭 고해성사를 받아야 하고, 고해성사를 받지 않으면 영성체 할 수 없다는 예전의 등식은 빨리 바뀔수록 좋다고 본다.

끝으로 이번 설문조사 분석은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냉담자 문제에 접근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좀 아쉬운 점은 응답자의 인적 사항과 주제 1,2의 여러 변수들의 교차분석이 이루어졌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것과 설문조사의 한계 때문인지 피상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심층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현대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기 힘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물신숭배와 다원주의라는 가설을 갖고 예비기간 전에 어떤 영향을 받았고 예비자 기간이나 신앙생활 초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가 하는 것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안상철 신부(논산부창동 성당 주임)

대전교구 새 복음화를 위한 조사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서 사실 지금까지 내가 예비자와 새 영세자들에 대해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앞섰다. 너무 쉽게 생각하여 영세자 모집기간을 몇 달 가진 다음 정해진 과정에 따라 교리나 하고 대부 대모나 정하고 면담 한번 하면서 조당자가 있나 찾아보고 주일미사에 잘 참석하지 않았으면  참석하도록 독려하고 영성체하는 법이나 가르치고 영세 후 첫 고해날짜를 정하여 고백성사를 보도록 배려해주고 안 오면 그만이고 하는 마음으로 예비자와 새 영세자들을 위한 사목을 하였음을 생각할 수 있었다. 내가 교리를 하면서 믿을 교리, 지킬계명, 성사편을 충실히 가르치기만 하면 모든 책임을 다 한다고 생각했었고 구체적인 대책을 통하여 예비자들을 보살피지 못하였었다.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이었는지를 새 복음화를 위한 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서 깊이 생각할 기회가 되었고 나의 잘못을 신부님들 앞에 고백한다.

1. 예비자 교리기간

교리기간의 조정문제 - 예비자 교리기간이 영세 후 냉담자와 수계자를 가르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데 동의 하지만 그 기간을 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너무 짧아도 안 되지만 너무 길 경우 중도 탈락의 숫자가 증가한다. 직장문제, 학교문제, 결혼문제, 건강상의 문제(출산포함), 교우들과의 관계 등.

교리기간에 대해 ‘조사연구...’에도 언급하고 있지만 내 경험상으로도 7-8개월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데 이는 사목자들의 판단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성지순례는 안 해봤지만 ‘조사연구...’를 볼 때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리 방법이 아닐까? 교리기간의 흥미 유발은 참 중요한데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나 대화식의 교리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생각만 하고 실행해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 판단하여 행할 수 없었던 대화를 통한 교리교육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핵심을 중심으로 한 교리를 통해 교리 기간도 적당히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해서 예비자를 위한 성지순례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얻을 것이다.

많은 숫자의 예비자를 앉혀 놓고 교리를 하면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홀하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은 예비자들이 많이 오지 않고 있으니까 신바람이 나지 않아서 또 그들을 소홀히 대한다. 오히려 숫자가 적기에 한 사람 함 사람에게 정성을 쏟을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였다.

지난 주일 교중미사 중에 예비자 봉헌식을 가졌다. 인도자들이 예비자와 함께 미사 중에 안수를 받고 예비자 교리서를 예비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미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신앙고백을 하는데 예비자들은 알 수 없는 기도문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인도자들이 자기들은 책을 보면서 예비자들에게 책을 보여주려 하지도 않고 있었다. 한마디로 습관화된 무관심이었다. 나도 습관적으로 그렇게 되어있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정으로 교리시간에 참석하지 못하고 주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그 가장 깊은 원인은 사목자인 나의 무관심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내 생각에는 교리기간 중 예비신자들의 주일미사 참석이 영세 후 수계생활을 하는데 연속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교리는 지식의 전달이고 신앙은 기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만남인데 미사 보다 더 강한 하느님과의 만남이 없다. 그렇다면 주일미사의 참석은 예비신자들의 신앙성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영세 후 수계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교차분석과 로짓 회귀분석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인도자 대부모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무관심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를 통하여 주일미사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하였다면 영세 후 수계생활은 습관화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예비자 교리 시작과 함께 시작되는 주일미사 참석은 예비자 교리에 참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행위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들이 읽고 묵상함을 통하여 하느님께로 우리들을 이끄시는 성령의 힘 자체이다. 그러므로 예비자 교리를 시작하며 짧은 거룩한 독서로 시작함이 큰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나는 그렇게 예비자 교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약 10-15분 그날 교리와 관련된 성서 말씀을 읽고 짧은 나눔을 가짐으로 그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맛들이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 쉽지는 않겠지만 반복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가정방문을 하면서 앞으로는 반드시 예비자들 가정방문을 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크게 예비자들이 성직자의 관심도를 강하에 느끼는 것은 없을 것이다.

2. 세례 후 2년 동안의 신상생활

세례 후 2년 동안의 신앙생활에 중요시 되고 있는 주일미사 참석은 전반부 예비자 교육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어 연속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기에 생략하고자 한다.

영세를 받기 직전에 예비신자들에게 고백성사를 잘 받느냐 그렇게 못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신앙생활이 좌우된다고 강조하지만 새 영세자들이 그렇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또 구체적으로 고백성사를 할 수 없어 몇 십 년을 냉담했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영세 후 계획화된 프로그램을 통하여 관리함으로 가능할 뿐일 것이다.

로짓 회귀분석에서 구역반 모임이 세례 후 수계생활을 결정짓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교리기간 중 계속된 거룩한 독서의 습관이 구역반 모임에서 이어지도록 한다면 자연스럽게 이웃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앙공동체 안에 흡수 될 것이다. 이는 물론 이웃 신자들과의 친교가 중요할 것이나 구역반 모임의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예비자들이 신앙공동체 안에 뿌리를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있다면 영세 후 사목자들의 가정방문일 것이다. 체험상 가정방문보다 더 큰 관심의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결국 사목자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곽명호 신부(서천성당 주임)

교리기간과 냉담자가 반비례 한다는 설문 결과 분석은 나름대로 수긍할 만 하다고 봅니다. 충분한 교리 기간을 가질 때 좀더 다양한 교리 이외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기에 교리기간과 다양한 교리 프로그램이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문 결과 성지 순례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데는 의외라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제들은 어쩔 수 없이 사제의 입장<신학적인 입장, 교회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기에, 아직 평신도를 준비하는 예비신자의 입장에서 교리 교육에 대한 입장을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지순례가 가장 유의미하게 작용하였다는 결과에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소견으로는 성지순례가 유의미하게 작용했다는 결과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합니다.

- 매스미디어의 바다라고 하는 현대사회에서 화려한 볼거리에 익숙해져버린 현대의 예비신자들에게, 우리 교회의 교리교수의 방법이 다소 진부하다고 여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교리를 재미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교리를 새롭게 시작할 때마다 항상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저녁8시에 시작되는 연속극보다 더 재미있게 교리를 할 수는 없을까? 하는 말입니다. 고령자이거나 저 학력자일수록 더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좀더 현대의 다양한 시청각 교제나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성지순례라는 프로그램이 유의미하게 작용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 몸으로 직접 행하는 체험이라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체험도 바로 그렇게 유의미하게 작용해야 하는데 크게 유의미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있습니다.

아마도 사회복지 체험은 여러 차례 해보지 않으면 경험적으로 보면 다소 심리적으로 부담스럽고 어색한 체험이 될 수도 있는 반면, 성지순례는 그런 심리적 부담이 없는데다가 신앙적 갈망의 시기인 예비신자일 때 신앙의 영웅적인 증인인 순교자들에 대해 감동을 받았을 확률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설문 결과를 통해서 바라본 소견입니다.

** 이런 측면에서 신자든 예비 신자든 신앙체험은 대단히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체험이 될 수 있을 만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따라서 잘 준비된 성지순례를 비롯한 아주 잘 준비된 피정이나, 시간 피정 형식의 성시간 및 성체강복, 준비된 사회복지 프로그램 같은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감성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 자극할 만한 요소를 가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비자들이 아직은 이성적 교리 지식으로 신앙심을 만들어가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소 가볍게 보일지라도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는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 예비자 대상으로 본당에서 저녁시간에 피정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분위기를 조성하고 <음악이나 촛불을 활용하여>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 일종의 참회예식 같은 성격이었습니다. 이것이 향후 신앙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 당시의 반응은 대단히 긍정적이었습니다.

** 설문의 결과에 미사참석이나 기도문 암기가 상대적으로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더라도 주일미사 참석, 평일미사 참석, 성서읽기, 기도생활 등에 대한 강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예비자 교리 기간은 신학적인 내용의 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신앙을 가지게 하는 시기라고 보기보다는, 신앙생활의 훈련기간이고 신앙생활을 생활화시키는 훈련기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세례 후 2년간의 신앙생활의 설문의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주일미사 참석과 고해성사라고 집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주일미사 참석이나 성사생활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했거나, 세례를 받고도 주일미사 참석이 자연스럽지 못했고, 고해성사 역시 자연스럽지 못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반대로 예비자 교리 기간 동안에 주일미사 참석이 생활화 또는 훈련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설문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더라도 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